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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FOUT! VOL.2052012 2017. 6. 25. 17:44
BARFOUT!, VOL.205, 2012/10
츠마부키 사토시
내 길은 내가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주변으로부터 "좋은 부모님을 뒀다"거나 "때 묻지 않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는 츠마부키 사토시. 실제로 그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를 말하자면 '호감 가는 청년'일 것이고, 맡는 역할도 어딘가 건전한 사람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그는 지금 "일탈하고 싶은 내가 생겨났다"고 이번 인터뷰에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최신 주연작 [황금을 안고 튀어라]에서 그는 어떤 의미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악인] 이상으로 악인을 연기했다. 절로 배어 나오는 따뜻함이나 섬세함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도대체 어떤 놈이지?' 하고 보고 있는 인간의 상상을 자극하는 여백을 남기고 있다. 여운이 남는 연기는 그의 신경지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240억 엔의 금괴를 훔친다'는 것만으로 결탁한 리더 기타가와(아사노 타다노부), 그의 동생이자 자재조달 역인 하루키(미조바타 준페이), 시스템 엔지니어 노다(키리타니 켄타), 폭탄 공작원 모모(창민), 상담 역인 할배/사이토(니시다 토시유키), 츠마부키가 연기하는 실행범 고다 등 6인이 각자의 사연을 품고 대담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만 그 이면에는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그것이 고다의 그림자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는 진실이기도 했다.
본지의 촬영에서도 사전에 전한 플롯을 바탕으로 높은 집중력과 풍부한 감성을 발휘, 우리가 원하는 남자를 만들어낸 츠마부키. 그는 언제나 겸허한 자세를 유지하지만 그의 역량을 목도하고 나면 조심스러운 성격의 뒤로 지금까지 쌓아온 자신이 느껴진다.
기쁨을 느끼는 일이 없다면 그만큼 슬픔을 느끼는 일도 없다
- 고다는 붙임성도 없고 성격도 나쁘지만 정말 쿨하고, 작품 자체도 일본 영화 중에 있을 것 같으면서도 없는 타입이어서 냉철한 멋이 느껴졌어요.
멋있는 영화라고 저도 생각했어요. 말씀하신 대로 최근에는 보기 힘든 일본 영화구나, 촬영 때에도 느끼고 있었고, 감독님이 그걸 의도했다고도 생각합니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얼굴이라고 할까……. 그런 걸 재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제 취재에서 감독님이 "재팬 누아르네요, 이 작품은."이라고 직접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정의하고서 저희를 캐스팅해주셨다는 건 무척 영광이죠. 다만 제가 연기한 고다에 대해 '이런 애'라고 자세히 설명을 듣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저도 각본이나 원작을 읽고 거기서부터 이미지를 넓혀갔습니다. 감독님과 처음 만났을 때, 수염을 기르고 있었거든요. '이런 느낌일까?' 싶어서. 그랬더니 "수염 좋네요. 그렇게 가죠". 일을 안 할 때는 귀찮으니까 수염이 나는 대로 두는 경우도 많지만, 배우로서 수염을 길러주길 바란다든가, '그거 좋다'고 들은 적이 없어서 아무래도 기뻤어요.
- 작품 전체적으로도 설명하지 않잖아요. 그의 배경도 상상할 수밖에 없고. 확실히 그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감으로 역을 만들어가지 않았나요?
아마 제가 생각을 많이 한 후에 연기했다면 전혀 재미없는 연기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취재하면서 어떤 애냐는 질문을 들으면 대충 말은 하지만 솔직히 설명할 수 없어요, 이 사람에 대해서. 그래도 한 가지 제가 정해놓은 게 있다면 '비관론자'라는 것. '페시미스트'라는 단어를 머리에 두고 연기했습니다. 그걸 염두에 두고, 그 앞에 보이는 무언가를 저 스스로도 계속 찾고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고다와 함께 괴로워하고 슬퍼하며 살아가고자 했던 거라고, 돌아보면서 느끼네요. 산다는 것 자체에 아무 생각도 없는 놈이라는 가능성도 있지만 (웃음), 그저 살아 있을 뿐인 상태라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감정의 기복이 없고. 그러니까 그런 사람으로 있으려고 현장에서도 그랬던 것 같고, 촬영 기간에는 고다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저 자신도 삶에 대한 욕구가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과론이지만.
- '삶에 대한 욕구가 없는 느낌'이라고 하셨습니다만, 연기하면서 예를 들면 '고다가 안은 사연을 알게 모르게 드러낸다'는 욕심도 느껴지지 않아서, 그 무욕이 매력적으로 비쳤습니다.
사연을 안고 있다는 것이, 스스로 원해서 안은 게 아니니까요. 결과적으로 안게 된 거니까. 안으려고 해서 안을 수 있는 사연은 역시 가짜인 거죠. 인간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고, 슬픔을 등에 업는다든지, 말로는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슬픔이라는 게 정말로 슬픔만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으니까요. 멋진 추억일수록 쓴맛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고다는 아마도 비관론자니까, 산다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일 거예요. 기쁨을 느끼는 일이 없으면, 그만큼 슬픔을 느끼는 일도 없고. 그래도 그렇네요, 욕구는 정말로 없었다고 생각해요. 기력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웃음)
츠마부키 사토시라는 사람을 최대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 (웃음) 함께 연기한 분들은 어떠셨나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어딘가가 결핍된 인간들이어서, '황금을 훔친다'는 것만으로 뭉쳤다. 그런 부분을 역 안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 모두가 싸우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연기한 분들, 예를 들면 아사노 씨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배우분이고, 일본 영화를 이끄는 사람 중에 하나. 언젠가 제대로 함께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기뻤습니다. 이런 얘기를 촬영이 끝나고 메일에 적어 보냈네요. 현장에서는 너무 가까워져도 곤란하다 생각했기 때문에,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아서. 그랬더니 아사노 씨도 함께 일하고 싶었기 때문에 무척 기뻤다고 답장을 주셨어요. "츠마부키 군은 내게 히어로야. 나는 히어로는 될 수 없지만 츠마부키 군은 정말로 태양 같은 사람으로, 나는 역시 달 같은, 그림자의 존재라고 생각해. 태양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사람과 함께하면 자극받기도 해"라면서……. 기뻤네요.
- 지금 말씀처럼 츠마부키 씨는 빛의 이미지가 강해 주연이라는 간판을 맡는 일도 많다고 생각하는데요, 자신에게 요구받는 것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하고 싶은 게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에 비례해 주변이 제게 원하는 것도 많아지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아서. 그게 비례해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네요. 태양 같은 빛나는 존재로 있어 달라는 것 같지만, 역시 배우니까 다양한 역을 맡고 싶습니다. 달도 해보고 싶고. 하지만 저는 그런 인간은 좀처럼 될 수 없죠. 이번에는 달 같은 역이었지만. 그래도 못한다든지, 잘한다든지 하는 인식이 완전히 없어질 정도로 역할 하나하나 성실하게 대해나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자신에 대해 별로 분석하지 않게 되었어요. 주변 시선도 신경 쓰지 않게 됐고, 주연인지 아닌지도 생각하지 않고. '고다라는 역을 한다'는 의식뿐입니다. '나는 주연을 하고 있다'라는 의식으로 촬영에 임하지 않고요. 고다에겐 주연인지 아닌지 의식하는 일 자체가 없기 때문에.
- 앞으로 연극도 있는데, 영화도 연극도 모두 하는 자세로?
그렇네요. 드라마는 줄어들었지만. 뭐, 이름을 좋아하지 않는 거겠죠. '영화배우'라든지 '연극배우'라든지. 다들 설명을 붙이고 싶어 하잖아요? 하지만 아무래도 좋지 않나요?
- 그렇죠 (웃음).
(웃음) 아니, '배우'면 되잖아 (웃음). 물론 당연히 모두의 마음속에 이미지라는 게 있겠지만, 재밌을 것 같은 역을 그때그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옛날 영화 보면 '역시 옛날 영화는 재밌어' 하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럼 지금의 영화는 정말로 재미없나? 하면 저는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해요. 만드는 방식 같은 건 바뀌었겠지만. 저, 지금 봐도 오즈 야스지로 영화의 장점을 아마 100% 이해하지 못할 거고, 언제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어요. 그래도 다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대단하다'고 얘기하죠? 물론 이유가 있겠지만. 하지만 지금 감독님의 영화를 똑같은 방식으로 찍는다고 해서-감독님의 환생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그게 훌륭하다는 얘기를 들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선입견에 좌우된다고 할까. 그런 것도 포함해, 관객을 상상하게 만드는 세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배우이고 싶고, 갇혀있고 싶지 않으니까. '이 사람은 영화밖에 안 해'라든지. 드라마도 줄었지만 거절하는 거 아니고요. 어떤 작품도 동일하게 애정을 담고 있고, 어린애처럼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 어린아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아이처럼 순수함을 가진 채 사람으로서 성숙해가고 있다고 실감한 적 있나요? 어른이 되었다는 것이 아닌.
아니, 반대일까. 점점 애가 되어간다고 생각해요.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웃음). 점점 고집불통이 되어가는 것 같아.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20대 때가 더 어른이 되고 싶어 했다고 생각해요. 물론, 지식이나 상식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내 길은 내가 만들고 싶다고. 지금은 지금뿐이고, 20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해도 가능할 리가 없다. 자꾸만 일탈하고 싶은 내가 생겨난 것만 같아요. '삿포로' CM을 찍으며 생각하는데, 모두 '어른이란?' 질문을 들어도, 자신을 어른이라 생각 안 해요 (웃음). '어른은 뭘까' (웃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여기까지 왔을 뿐이네요. 이건 모두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생각하는 건, 있는 그대로 살고 있다는 것, 경의를 갖고 다양한 것을 접하고 있다는 것. 정말 다들 겸허하세요. 누구에게나 같은 시선을 취하고 있죠.
- 앞으로 몇십 년 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츠마부키 씨가 반대 입장에서 '어른이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 젊은 사람들이 '정말 저 사람 여전히 어린애네' 하고 생각할 것 같네요 (웃음).
그럴 것 같다 (웃음). 그래서요, 무서운 부분도 있어요. '나, 결혼할 수 있나?' 생각하게 됐으니까요 (웃음). 정월에 고향에 내려가면 다들 결혼해서 애도 있고. 밥 먹자고 하면, 저만 옆에 아무도 없어요 (웃음). 좀 뒤처진 느낌은 있네요 (웃음). 나만 좀, 뭔가 멈춰진 느낌이 들어서……. 그래도 그거네요, 니시다 씨도 정말 자유로운 분이었는데, 모두 '즐긴다'는 일을 무척 잘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도, 츠마부키 사토시라는 사람을 최대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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