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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네마준보 2009년 1월 하순호
    2009 2017. 7. 19. 00:40



    키네마준보, 2009/1 하순호

    '영화'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

    느리지만 강해진 기분이 듭니다


    츠마부키 사토시의 활약은 영화에 그치지 않는다. 드라마도 좋은 작품이 많다. 연극에도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츠마부키 사토시의 '영화'에 초점을 맞춘다. 그가 영화에 남다른 '마음'을 갖고 있으므로. 영화를 몹시 경외하는 사람이므로. 


    2009년은 대하 드라마 [천지인]에 도전하며, [블레임: 인류멸망 2011(이하 블레임)]이 개봉, [비욘의 아내]와 [보트]도 대기하고 있다.


    그런 '영화'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의 현재에 다가간다.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돼


    "작품 하나를 고르는 일은 그만큼 무언가를 어깨에 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안을 받았을 때는 늘 바로 '네, 할게요!' 하고 대답하지 못 해요."


    신형 바이러스에 의한 전대미문의 판데믹이 일본 열도를 덮는 과정을 그린 [블레임]. 이 영화의 주연으로 캐스팅 제안을 들었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답하던 중, '어깨에 진다'는 말의 무게에 순간 흠칫했다. 데뷔 때부터 나이를 먹지 않는 듯, 작은 동물같이 사랑스러운 미소로 말하니 더욱. 그리고 천천히 생각한 것이다. 


    불과 4년 전에는 고등학생이었는데, 훌쩍 커서. 


    물론 고등학생이라는 것은 역할의 이야기로, 같은 시기에는 대학생이나 연수의도 연기하고 있었고, 그 후에도 츠마부키 사토시는 착실히 배우로서의 세계를 넓혀왔다. 벌써 경력 10년째의 28세, 수많은 사람이 찾는 배우를 마치 친척 어른 같은 시선으로 보다니 뭐라도 되냐는 이야기다. 


    그러나 2003년 [안녕, 쿠로], [드래곤 헤드], 2004년 [69 식스티나인]. 이미 20대 중반에 10대 남자아이의 '평범함'과 그것이 빛나는 모습을 친근하고 위화감 없이 절묘하게 담아낸 츠마부키 사토시. 냉정하게 생각하면 있을 것 같으면서도 없는 드문 존재로 강한 인상이 남아, 그게 그렇게까지 오래전의 일은 아니라고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작품이 같은 판데믹 소재의 [아웃브레이크]나 [나는 전설이다]처럼 공황 상태를 다루는 엔터테인먼트를 목표로 하는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가. 그 부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우선 제제 (다카히사) 감독님을 만났습니다. 한잔하면서 이야기하자고, 저랑 감독님과 매니저 셋이서. 그때 감독님이 공황 상태를 다루는 블록버스터 느낌은 제쳐두고, 우선 제대로 인간을 그리고 싶다고 하셨어요. 거기에 생명의 순환, 공존이라는 테마를 바탕에 두고 싶다고."


    감독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이 짊어질 것을 보았을 것이다. 츠마부키는 "그렇다면 꼭 시켜주세요"라고 바로 답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다가 떠오른 것이 2008년 가을에 개봉한 주연작 [P짱은 내 친구]다. 


    그때에도 츠마부키는 작품의 방향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읽어보라며 받은 각본에 위화감을 느껴 프로듀서를 거치지 않고 감독과 마주 앉아 거침없이 의견을 교환했다. "감독님은 눈물 나는 영화가 만들고 싶은 거예요?" 같은 꽤 솔직한 의견도 던져가면서. 그렇다. 이 이야기를 들을 때도, 집요하게 말하고 있지만, 부드러운 태도와 귀여운 동물 같은 모습으로 얘기하는 에피소드가 긴장감 넘쳐, 그 갭에 약간 동요했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짊어질 무게"를 받아낸 뒤에 작품에 들어가는 츠마부키의 자세는 지금 시작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작품을 고를 때, 제게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또 제가 그 작품에서 연기하는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 건 최근 1~2년의 일이네요. 예전에는 그저 즐겁고 즐거워서 계속 달리며 아무 생각 없이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지식이나 경험이 생각할 수 있을 만큼은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연기자로서 한 바퀴 돌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아직 멀었지만요 (웃음)."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면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지만. 


    "아니, 특별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짠하고 '여기서부터 생각하게 되었어요!' 하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오로지 달리기만 했던 상태에서 서서히 속도를 늦춰 걷기 시작하니까 내 모습이 보이고, 그렇게 되니까 지금까지 해온 일이나 참가한 작품의 의미도 잘 보이게 되잖아요. 그걸 발판으로, 이제부터 무엇을 목표로 삼을지 생각하게 되고. 근데요, 생각한다고 그걸로 된 것도 아니고, 어딘가 말만 앞선다는 걸 의식하고 있기도 했어요. 그러던 차에 [어둠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영화밖에 만들 수 없다" 사카모토 감독의 말에 방황에서 눈을 뜨다


    [어둠의 아이들]은 양석일의 소설을 원작으로, 태국에서 일어나는 소아 성매매와 아동 장기밀매의 참상을 쫓은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작품이다. 대본을 읽은 츠마부키는 "도무지 희망이라고는 없는 이야기"여서 자신이 연기하는 의미, 의의를 찾지 못하고 처음에는 거절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물론 사카모토 씨는 무척 함께 일해보고 싶은 감독님이었지만, 그럼에도 거절하려고 했어요. 그래도 사카모토 씨가 만나자고 하셔서 직접 만나 물어봤죠. '이걸 영화로 만들 이유가 있나요?' 그랬더니, '의미 없지. 그런 의미라면'이라고. 이걸로 무언가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고, 관객들이 변해줬으면 하는, 그런 주제넘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영화인으로서는, 영화밖에 만들 수 있는 게 없어'라고 하셨을 때, 아아...... 생각한 거죠. 나는 정말 중요한 걸 잊고 있었구나 깨달은 거예요."


    확실히 서서히 "걷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작품에 참여하는 의미, 짊어질 무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왔다. 하지만 그건 단순히 '희망'이나 관객을 '위한' 것이 될만한,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최종적으로 희망이 있든 없든, 영화 존재 자체가 질문을 던지고 있다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 거예요. 자신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는. 그리고 나는 그 일을 위한 배우구나, 그러니까 일단 연기하자!고. 이 일로 어깨가 무척 가벼워져서 작품을 대하게 됐어요. 생각하면 그 뒤에 이어진 [P짱은 내 친구]도, 이번의 [블레임]도 답이 없다는 점에서는 공통하죠. 앞으로 이렇게 하자는 제안이 없고, 이제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 묻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어둠의 아이들], [P짱은 내 친구], [블레임]. 이 세 작품은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그건 모두 '생명'을 테마로 다룬다는 것. 그것도 상당히 무겁게. 게다가 누구나 언뜻 자신과는 상관없고 그렇게 급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쉬운 설정이지만, 결코 멀지 않은 문제임을 눈앞에 들이미는 작품이라는 의미에서도. 


    [어둠의 아이들]은 성매매나 장기밀매의 희생양이 되는 태국 아이들의 현실을 쫓으면서, 자신의 아이를 구할 장기가 태국의 살아있는 아이에게서 가져오는 것임을 알면서도 계획을 단념하지 못하는 일본인의 모습을 그리고, [P짱은 내 친구]는 직접 기른 돼지를 먹을 것인가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하는 아이들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무겁게도, 가볍게도 다뤄지는 생명의 현실. 그리고 슈퍼의 고기는 아무렇지 않게 먹어도, 이뻐한 돼지의 고기는 먹을 수 없다는 모순. 마땅히 가깝게 느껴야 할 문제를 던지는 태도가 모든 작품에 깔려 있다. 마찬가지로 [블레임]에도. 


    "극 중에서 후지 (타츠야) 씨가 연기하는, 조류 인플루엔자 연구의 권위자인 교수가 '바이러스는 인간을 좀먹는다. 하지만 그러면 인간은 죽고, 그와 동시에 바이러스도 죽게 된다.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라고 말해요. 바이러스는 악이다, 없애야만 한다고 하지만, 같은 생명으로서 공존한다는 생각도 가능한 것 아닌가 하고 질문하는 겁니다. 여기서 '인간-바이러스'를 '지구-인간'으로 치환할 수 있다면, 누구나가 관련된 문제라고 할 수 있죠."


    또 이런 소재를 다룰 때 대다수가 기대하는 ‘감염 폭발로 인해 황폐해진 도시의 풍경’ 등을 중간중간 넣어가면서도, 전체적인 그림으로는 감독이 츠마부키에게 말한 "공황 상태를 다루는 블록버스터 느낌은 제쳐둔다"는 것이 진심이었음을 엿볼 수 있는 이번 작품. 어디까지나 현실에 기반한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감염이 확대되는 과정과 그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을 정확하게 재현하려 노력한다. 실제로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위협을 다루는, 우리 곁에 가까이 두어야할 작품인 것이다. 





    생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무엇을 느끼는가 

    그걸 어떻게 표현할 것인


    더욱이 여기서 츠마부키는 응급의학과 의사로 매일 생사의 현장에 서는 인간을 연기하면서 세 작품 중 가장 직접적으로 ‘생명’과 마주한다. 츠마부키가 연기하는 의사 마츠오카는 후에 전국적으로 퍼지는 신형 바이러스의 제1 감염자를 진찰하고도 감염 확대를 저지하지 못한 일에 무력감과 그에 대한 책임을 뼈저리게 느끼는 인물이다. 


    "몸이 좋지 않을 때 그걸 고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게 의사잖아요. 그런데 그런 의사가 죽기 직전의 사람을 앞에 두고 원인도, 치료법도 모른다. 환자가 매달려도, 프로인 자신은 속수무책에 앞이 전혀 보이지 않고, 너무나 쉽게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그런 극한의 상황에서 생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인간은 무엇을 느끼는가. 그리고 그걸 어떻게 표현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가장 힘을 쏟았어요. 의료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는 것보다도."


    그렇다고는 해도 바로 직전까지 실제로 사용되던 병원에서 촬영한 것이 컸는지 응급 상황의 현장에는 긴박감이 넘쳐, 마츠오카 의사를 비롯해 의료 종사자들의 움직임도 상당한 훈련을 거듭한 것처럼 보였는데.


    "치료가 소용없는 감염증과의 싸움이라서, 결국 대증요법밖에 없기 때문에 많이 복잡한 건 없었지만요. 혈압이 올라갈 때는 이렇게, 심장이 멈추면 이렇게 하라는 것이 주라. 그래도 의료 지도해주시는 분의 지시, 지도에 따라 촬영 직전까지 다 같이 연습했어요. 하지만 현장에서 변경되는 일이 많아, 그에 맞춰서 모처럼 외운 의료 용어나 순서를 바꿔야 하는 일도 꽤 있어서요. 자, 여기는 ‘아시도시스로 바꾸자’라고 해서, 아시도시스가 뭔데?! (웃음) 그때마다 의미를 묻고 이해했지만요."


    그러고 보니 츠마부키는 이전 주연 드라마 [블랙잭에게 안부를](03)에서 연수의를 연기한 적이 있는데 참고가 된 점은 있을까. 


    "거기선 솔직히 의사로서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도망이나 치고 (웃음). 갈등을 겪는 점은 같지만, 그때는 의료계의 정의를 찾으려는 갈등이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극한상황에서의 인간 생사에 관한 갈등이니까요. 전혀 다르죠."


    이렇게 생명과 관계된 작품을 연달아 하게 된 것에 대해 "운명이라고 밖에는 할 수가 없다"고 츠마부키는 말한다. 그러나 [어둠의 아이들]은 2008년 8월, [P짱은 내 친구]는 11월, [블레임]은 올 1월 공개로, 단기간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언가 의미를 발견하고 싶어지는 법. 무엇이 이 작품들을 불러모은 것인가, 혹은 츠마부키의 의식이 테마에 반응해 선택한 결과인가.


    "일이라는 건 이쪽이 의식하고 있다고 찾아오는 게 아니니까요, 정말로 우연히 이어진 거죠. 게다가 작품을 고를 때 저는 전후 작품들과의 밸런스를 생각하면서 고르지도 않고요. 그때그때 받은 작품을 하는 것뿐이라. 그래도 이렇게까지 이어진다면 확실히....... 오히려 너나 너 자신을 똑바로 보라는 얘기를 듣고 있는 걸지도 (웃음). 결국 이런 작품들을 통해 나를 보는 일로, 앞으로 연기자로서 전하는 것도 바뀌게 될 거라 느낀 것도 사실이고, 확실히 그걸 의식하면서 연기하기는 했죠."


    그런 의미에서는 앞으로 10년, 20년 연기를 계속해나가며 돌아봤을 때, 츠마부키 사토시에게 2008년은 큰 의미를 갖는 해라고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물으니,


    "그렇겠죠. 역시 운명이라고 느끼긴 하지만, 이런 좋은 영화들을 연이어 하게 되어 크게 플러스가 된 해라고 생각합니다. 실은 영화 외에도 재작년 말부터 작년 초까지 처음으로 무대(노다 히데키의 희극 [키루])도 경험했어요. 무척 자극받았거든요. 무대에서 내가 모르는, 전혀 다른 나와 만났다고 할까. 그게 신선하고 기분 좋아서, 처음으로 매니저랑 부둥켜안고 울었을 정도로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저, 힘을 엄청 썼는데, 무대 자체가 상상 이상으로 힘이 넘쳤고, 라이브의 현장감은 무엇과도 바꾸기 어려운 것이라 관객분들의 힘도 받았어요. 하여간 작년은 많은 의미에서 흡수하는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그만큼 토해낼 수 있다면. 아마 2009년은 비약하는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이번에는 여태까지 흡수해온 것을 전하고 싶다


    2009년은 비약의 해로. 이 말은 명백히 NHK 대하 드라마 [천지인]을 염두에 둔 발언일 것이다. 


    이익을 둘러싸고 수많은 무장이 나선 전국시대에, 자애의 ‘애’를 투구에 달고 이채를 발한 우에스기 가문의 가신 나오에 카네츠구. 전설적인 남자를 연기하며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모습을 묻고 싶다"는 마음가짐을 밝히는 그를 보며 다시 조용히 생각하는 것이다. 


    정말 훌륭하게 컸구나.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츠마부키 사토시의 대하 드라마 주연은 개인적으로 의외의 일이었다.


    츠마부키는 단편 드라마를 제외하면, 2005년의 [슬로우 댄스] 이후, 약 3년 반 이상 드라마와 멀어져 있었다. 그와 동시에 영화 출연이 늘어, 2008년 개봉작은 [매직아워]를 필두로 5편! 개봉 예정작으로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츠마부키가 한국의 실력파 스타 하정우와 연기를 겨루는 한일 합작 [보트], 그리고 네기시 키치타로 감독의 [비욘의 아내]가 촬영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다. 이런 최근의 흐름에, 앞에서도 얘기했듯 무대에 오르기도 했지만, 배우로서의 주된 필드는 영화로 정했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때, 대하 드라마 주연. 


    "영화는 무척 좋아하지만, 제가 영화를 한 지는 정말 얼마 되지 않았고, 스스로를 ‘영화배우’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어요. [워터보이즈](01)를 하면서 처음 영화를 안 거니까요. 그전까지는 솔직히 외화만 봤거든요. 물론 [워터보이즈]에 참여하면서, 프로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기술을 발휘하며 하나를 만들어가는 파워풀한 일체감을 경험하고서는 ‘일본 영화 대단하잖아!’ 생각하고 있지만요. 오히려 일본 영화만 보게 됐을 정도로 (웃음)."


    그런 일본 영화와 적어도 올해는 만날 수 없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금은 물론 대하 드라마에 전념하고 있지만, 실은 [비욘의 아내] 촬영이 8월에 들어간 대하 드라마랑 겹쳤었어요. 어떻게든 네기시 씨랑 하고 싶어서. 주연인 아사노 타다노부 씨, 마츠 다카코 씨랑도 함께 연기해보고 싶었고요. 하지만 죽음의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대하 드라마랑 영화는 같이 할 게 못 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주변 분들께 실례니까요."


    "대하 드라마에 나오는 일은 연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꿈이었어요, 단순하게"라고 츠마부키가 말한다. 


    "그때는 배우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그런 저도 대하 드라마는 알고 있었다는 거로 (웃음). 어렸을 때부터 봐왔고, 시대극 자체를 좋아하기도 했고. 게다가 NHK는 전 세계에 송출되니까 대하 드라마는 드라마의 왕이지! 하는 인식이 있었네요."


    그러나 츠마부키는 현재 28세. 크랭크인 때는 27세였다. 이런 어린 나이에 주연이라니 본인도 놀라지 않았을까.


    "언젠가는 시켜주셨으면 하고 바랐지만, 그건 마흔쯤에 출연해달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상태라면 좋겠다는 정도의 생각이어서, 이렇게 빠를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 했어요. 그런데요, 이상한 얘기지만, 처음 얘기 들었을 때 설마! 기뻐! 이런 감정이 아니라 얼른 부모님께 전화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께도. ‘나, 이제 여기까지 왔어. 키워줘서 고마워요’ (웃음)."


    그런 기특한 손자의 보고에 축의금을 준비한 할아버지.


    좋은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랐음을 짐작게 해, 20대에 당당히 연기한 고교생의 바른 분위기가 다시 떠오른다. 


    "데뷔하고 나서 지금까지 돌아보면, 느리지만 막연히 강해진 기분이 들어요. 역시 계기를 명확히 집을 수는 없지만, [키루]에 도전한 것도 컸을 테고, 연이어 생명이라는 소재와 만나 스스로를 다시 본 것도 영향이 있을 거고. 그리고 [천지인]을 끝내고 나면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실은 대하 드라마 후의 계획도 이미 잡혀있지만. 구체적으로는...... 넘어가 주세요 (웃음), 아직 말 못 해요. 어찌 됐든 여태까지 흡수해온 것을 이번에는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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