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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 GINZA 인터뷰2018 2018. 7. 29. 21:38
연기라는 마물에 매료되어.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를 알려주는 10가지 이야기
GINZA, 2018/7/24
배우 생활 20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 노다 작품의 금자탑 [위작 만개한 벚나무숲 아래서(贋作 桜の森の満開の下, 이하 위작)]의 출연으로 큰 화제를 모은 츠마부키 사토시 씨. 1989년에 초연, 그 후 두 번의 재연에 이어 4대 미미오를 연기하는 마음가짐과 연기에 관한 생각,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 등 서른일곱의 '지금'을 옛날과 변함없는 미소와 어른스러운 유머를 곁들여 들려주었다.
ーーQ1. [위작]의 주연 미미오를 연기하며, 츠마부키 씨만의 색을 어떻게 역할에 녹아들게 할 생각입니까?
저는 노다 씨, 츠츠미 씨가 연기한 미미오를 본 적이 없어서 두 분이 어떻게 연기하셨는지는 모르지만, 회견 자리에서 노다 씨가 제 안의 약함이 미미오를 연기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될 거라고 하셨어요. 제가 약하다는 게 아니라 약한 역이 어울린다는 말씀이었던 것 같은데요. 희곡 자체가 무척 어렵기도 해서 이야기 속 인물처럼 파악하기 쉽지만, 인간이라는 점이 드러나면 되지 않을까. 그 점만 드러난다면 논리적이지 않고 말이 되지 않는 것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 인간미 같은 걸 중요하게 여기고 싶네요.
ーーQ2. 9월 1일 첫 공연을 준비하는 데 있어, 지금은 어느 단계인가요?
대본을 바탕으로 워크숍 중입니다. 우선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까요, 다 같이 게임하면서 내용을 맞춰 보고 함께 잠깐 걸어본다든지. 그렇게 서너 시간을 보낸 후에, 대본에서 발췌한 부분에서 각자 주제를 정한 다음, 이번 [위작] 속의 큰 제재를 이용해 표현하는 활동을 해요. 노다 씨는 정말 감각적으로 저희에게 '연기가 재미있다'는 걸 가르쳐주는 분이셔서, 이 워크숍을 통해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할지가 아니라 '일단은 다 같이 연극을 즐기자'는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할까요. 그 속에서 다 같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라고 했던 것이 극 중에서 쓰이는 일도 많아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역할이나 그 크기에 상관없이 모두가 이 작품과 연결되어 있다는 의식을 갖게 하세요.
ーーQ3. NODA・MAP 작품에는 6번째 출연인데요, 그 매력은?
인간의 사고, 상상, 말, 개념 등 많은 것을 부숴버리는 점 아닐까요. 논리가 통하지 않는 것이 NODA・MAP의 장점이니까, 가능성에는 한계가 없어도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연기하는 쪽도, 보는 쪽도 늘 갖게 만들어요. 1+1=2가 아니어도 되잖아요. 사람마다 다른 답을 가져도 좋지 않겠냐고. 그런 자유로움이 좋아요.
ーーQ4. 츠마부키 씨를 포함해 호화 출연진이 발표와 동시에 화제를 일으켰는데, 함께 연기할 배우들을 알게 된 순간의 감상은?
정말 대단하죠. 영화로도 이렇게는 못 모으니까요. (웃음) 연극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호화 출연진이라 좀 괜찮은가 생각했어요. 이런 작품의 프로듀서는 하고 싶지 않네요. (웃음) 정말 다 모여서 리허설을 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좀 걱정이에요. (웃음) 저는 여러 분께 [위작]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서, 설마 제가 여기에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에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두려운 것에 빠져드는 습성이 있잖아요. [위작]도 그런 이야기인데요, NODA・MAP을 할 때마다 부담감에 쓰러질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역시 하게 돼요. 기분 좋고, 즐겁고, 두려움이 쾌감이 되기도 하죠.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그 속에 잠자고 있는 마물의 매력에 홀리는 거겠죠.
ーーQ5. 3개 도시에 파리까지 3개월에 걸친 장기 공연을 앞두고 계시는데, 힘든 공연이나 촬영 시에 컨디션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면?
흡입기를 사용하는 등 하는 건 많아요. 하지만 여름에 NODA・MAP을 해서 다행입니다. 겨울에는 건조하고 추워서 몸이 굳어 그걸 푸는 게 정말 힘들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여름이라서 큰 걱정은 없습니다. 신경 쓰는 점이라면 공연 사이에 쉬는 기간이 있어서 괜히 들떠 술을 많이 마실까 봐 무섭습니다. 연극 하는 사람들은 술만 마시니까요. 특히 노다 씨랑 함께 있을 때는 조심해야 해요. 무심코 안 마셔도 되는 한잔을 더 하게 되거든요. 바로 얼마 전 워크숍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서. 안 마셔야 하는데~ 늘 마지막 한잔을. (웃음)
ーーQ6. 올해로 배우생활 20년째, 본인에게 전환점이 된 작품이 있다면?
[악인]이 아닐까요. [워터보이즈]도 생각이 나지만, 알기 쉽게 서른 즈음이기도 했으니 역시 [악인]이겠죠. 결과적으로 상도 많이 받고 평가가 좋았던 것도 있지만, '이 역을 연기하고 싶다'고 제가 먼저 나서서 연기할 수 있었다는 점이나, '이 역은 이렇게 말하고, 이런 머리에 등도 조금 굽어서' 등등 더해나가는 연기가 아니라, '이 역은 이런 성격인데... 아, 생각하니까 안 되는 거야'하고 역 자체가 되듯이 자신을 점점 깎아내며 연기에 빠져든 점 등 연기를 대하는 방식이 180도 바뀐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실제 살인현장에 가보는 등 일단 움직여 다양한 것을 접하고 보고 느끼면서 점점 그 사람이 되어 갔죠. 저에 대한 모든 걸 부정하기 때문에 무척 괴롭고 힘들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악인]은 전기였다고 생각해요.
ーーQ7. 지금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역시 언어예요. 이 말은 평생 할 것 같은데요. (웃음) 통역사가 없어도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잖아요. 아마 솔직한 얘기도 통역을 통하면 완곡해지거나 필터가 낄 테고요. 게다가 외국어로 말할 수 있으면 다양한 영화에 출연할 가능성도 있고요. 배워둘 걸 그랬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은 출연하기로 한 중국영화가 있어서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언젠가는 영어로도 말할 수 있게 되고 싶네요.
ーーQ8. 결혼하고 바뀐 점은?
특별히 없습니다. (웃음) 아이가 생기면 또 모르겠지만요. 아이가 있는 배우분을 보면 예전의 오라나 분위기, 색깔 같은 것이 아이가 생기면 바뀌기도 하더라고요. 그래도 결혼하고 현실적이 되긴 했습니다. 언제나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보험을 다시 확인해보거나 (웃음) 현실적인 부분이 늘어났네요.
ーーQ9. 연기 중에는 캐주얼부터 슈트까지 소화하십니다만, 평소에는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세요?
지극히 심플한 게 좋아서, 검은색, 흰색, 남색뿐이에요. 요란한 옷은 입지 않게 됐네요. 예전에는 의외로 다양한 옷을 입었는데, 벌써 마흔이 눈앞인지라 되도록 차분한 차림을 하려고 해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청결감과 품위. 하지만 검정 일색이어도 신발은 하얀색을 골라 악센트를 준다든지 얼핏 평범해 보여도 개성이 엿보이는 차림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ーーQ10. 무엇을 하고 있을 때가 가장 즐겁습니까?
술을 마실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특히 맥주. 제가 광고해서 하는 말이 아니고요. (웃음) 정말 맥주파예요. 그래서 이런 계절에는 바비큐도 하고. 그리고 미술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아졌어요. 예전에는 그런 사람들을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많은 것을 접하고 알게 되면서 세상에는 즐거운 일이 가득하다는 걸 느낍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접해보는 것도 즐거워요. GINZA 편집부에 잡지 기획으로 놀러 왔을 때도 '이런 식으로 잡지를 만드는구나'하고 느꼈고, 또 여기만 뭔가 근사하고 GINZA스럽더라고요. POPEYE는 POPEYE답고, BRUTUS는 BRUTUS답고요. 잡지의 색깔로 편집부의 분위기가 바뀌는 게 재밌었어요. 배우도 그렇지만, 편집자분들도 삶 자체가 일과 연결되어 있잖아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먼저 알아보고 알린다. 이런 일도 재밌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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